제 목 카드사들 고객은 ‘봉’ 가맹점은 ‘왕’
  관리자님에 의해 2004년 01월 31일에 등록되었습니다

[경향신문 2004.01.30] 카드사들 고객은 ‘봉’ 가맹점은 ‘왕’


신용카드사들이 실적악화에 따른 경영난의 책임을 소비자에게만 떠넘기고 있다. 서민들이

주로 이용하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지난 한해 최고 55%가량 올리면서 정작 가맹점에 대

해서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.


업계 내부에서 조차 “가맹점 수수료율을 올려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”는 목소리가

나오고 있다.



◇고객과 가맹점 차별=지난해 카드사들은 취급수수료(현금서비스를 받을 때 먼저 떼는 수수

료) 신설 등을 통해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평균 30% 이상 인상했다. 외환카드가 최저 현금

서비스 수수료율을 2002년 말 13%에서 지난해 말 20.1%로 무려 54.6%인상했다. 현대카드의

최대 인상폭은 50%에 육박했으며 LG·삼성·우리·KB·신한·BC카드 등도 최고 인상률이

30%를 넘었다. 상대적으로 현금서비스 수수료가 높았던 롯데카드만 30% 이하(7.1~23.5%)로

올렸다.



반면 가맹점 수수료율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. 카드사들이 과당 경쟁으로 수수료율

‘0’를 적용했던 지방세, 대학등록금, 아파트 관리비 등에 대한 수수료를 현실화할 움직임

을 보이고 있지만 백화점(2.2~2.3%), 할인마트(1~1.5%), 골프장(1.5%) 등 나머지 가맹점에

대해서는 여전히 ‘손해나는 장사’를 하고 있다.



최근 수수료를 적용하기 시작한 지방세, 대학등록금, 아파트 관리비도 최저 수준인 1.5~2%

를 적용하고 있으며 아직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. 삼성카드는 지방세를 카드

로 받는 66개 지자체 가운데 최근 42곳에만 2.0%의 수수료를 부과했을 뿐 24곳은 여전히 수

수료가 ‘0’이다. LG카드는 기존에 계약했던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수료

‘0’를 적용하고 있다.



◇가맹점 무서워 눈치보기=카드사 수익의 ‘3대 기둥’은 현금서비스·카드론 수수료와 가

맹점 수수료, 할부 수수료 등이다. ‘현금장사’에 탐닉해 지금의 위기를 자초한 카드사들

은 이제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. 그러려면 가맹점 수수료 인상이 절박한 상황

이다. 통상 카드사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가맹점 수수료는 최소 2.5%가 돼야 하지만 국

내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2.2%에 불과하다. 카드사들이 과열경쟁을 벌이면서 앞다퉈 수수료

율을 낮춰 놓았기 때문이다. 업계 관계자는 “현재의 가맹점 수수료 체계에서는 신용판매

가 늘수록 카드사엔 오히려 손해”라고 말한다.



이같은 상황인데도 카드사들은 가맹점들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서로 눈치보기에 급급하다.

한 카드사 관계자는 “내부적으로 이미 인상 검토를 끝냈지만 우리가 총대를 멜 경우 뭇매

를 맞을 수 있어 눈치만 보고 있다”고 말했다. 업계 관계자는 “가맹점 수수료를 현실화

한 뒤 그만큼 고객의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”고 강조했다.



〈정길근기자 mini@kyunghyang.com〉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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