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경향신문 2005-06-01 ] 프랜차이즈 자칫 ‘쪽박’ 깰 수도
프랜차이즈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? 정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‘영세자영업자 대
책’에서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를 프랜차이즈로 유도한다는 것을 큰 정책줄기로 내세웠
다. 하지만 프랜차이즈 시장을 정비하는 등 사업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
이 없으면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다.
최근 한 창업박람회에서 자동차외형복원 업체의 설명을 듣고 가맹점 계약을 한 ㄱ씨는
“프랜차이즈화를 통한 사업전환은 자영업자의 대안이 되기 힘들다”고 잘라 말했다.
ㄱ씨는 “회사측은 ‘자체개발 기술은 특허도 받았고 2주만 교육받으면 누구나 가맹점을
운영할 수 있다’고 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”며 “창업자에게 허위·과장광고를 하는 프
랜차이즈 회사가 너무 많다”고 지적했다.
ㄴ씨는 건강음료 프랜차이즈 회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물품보증금·가맹비 등 4백만원
을 들여 사업을 시작하려 했지만 가까운 곳에 이미 같은 회사의 대리점이 있었다. ㄴ씨는
4백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거부하고 있어 분쟁중이다.
이같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창업자간의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. 소비자보호원에 따르
면 프랜차이즈 관련 피해구제 접수가 최근 한해에 600~1,000건씩 접수되고 있다.
현재 약 1,000개 정도로 추산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숫자를 고려하면 분쟁은 상당히 많
은 수준이다.
정부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지
적도 적지 않다. 안정성이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투자규모가 커 영세 자영업자에
게는 ‘그림의 떡’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.
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맥도널드·홀리데이인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전체 자영업 시장의
45%를 차지하는 미국을 예로 들어 자영업자의 프랜차이즈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.
그러면서도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간 계약을 규제하는 가맹사업거래법의 주관부처인 공
정거래위원회와 사전협의도 하지 않아 지원에만 관심을 쏟고 피해의 위험성이나 예방은 제
대로 점검하지 않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.
가맹사업거래 상담사협회 김경창 회장은 “우리나라보다 프랜차이즈 역사가 몇 십년 앞선
미국·일본도 양적 팽창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”며 “정부는 기존 컨설턴트나
가맹본부의 무리한 진단으로 창업자의 피해가 컸던 점을 되새겨야 할 것”이라고 말했다.
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본부가 질적으로 건전하게 되도록 유도한 다음 자영업자 전환대책
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. 가맹사업거래법에 규정된 정보공개서(프랜차이즈 사업 건전
성과 가맹점 부담·권리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서류)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프랜차이즈
회사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자영업자를 섣불리 프랜차이즈로 유도할 경우 피해가 속출할 것
이라는 얘기다.
프랜차이즈협회 김상희 부장은 “가맹본부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한다”며
“정부의 큰 원칙이 발표된 상황이므로 가맹본부 선별기준을 마련하고 단체인증제를 어떤
식으로 만들어갈지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”고 말했다.
〈정홍민기자 psgull@kyunghyang.com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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